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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야구 CEO 인터뷰]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 "경쟁상대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7 17:02

수정 2018.05.07 17:02

1호점인 서울 강남 직영점은 첫 달부터 흑자.. 10개월만 5만명 넘어서
레전드 히어로즈, 실내서 즐길 수 있는 대안적 테마파크로 만들 계획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

스크린야구 브랜드 '레전드야구존'을 운영하고 있는 클라우드게이트에는 개발팀이 5개가 있다.

한 팀당 한 분기에 게임 2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 분기에 콘텐츠 10개, 1년이면 40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클라우드게이트는 올 상반기까지 32개 콘텐츠를, 올해 말까진 52개의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클라우드게이트는 스크린야구를 넘어, 스크린스포츠가 가야할 다음 계단을 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 역삼동 클라우드게이트 본사에서 만난 오동석 대표(사진)는 스크린스포츠 테마파크 '레전드 히어로즈'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레전드 히어로즈는 한 공간에서 스크린야구는 물론 스크린축구, 스크린컬링, 일인칭슈팅(FPS)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형 공간이다.

오 대표는 "레전드야구존은 2030 남성 고객 중심이지만 레전드 히어로즈는 여성과 아동 고객들이 좋아한다"며 "특히 부모들이 좋아한다. 레전드 히어로즈에서는 아이들이 활발히 움직인다. 부모들이 게임으로 보지 않고 스포츠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응은 폭발적이다. 1호점인 서울 강남 직영점은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10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이 5만명을 넘었다.

오 대표는 대부분의 영업점이 3개월 안에 수익을 내고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오 대표는 "레전드 히어로즈를 영화관 같은 집객시설로 보고 백화점이나 복합몰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 "실제 레전드 히어로즈 타겟층은 복합몰과 비슷하다. 현재 국내에 5개 매장이 있는데 올해 25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최근 복합몰 등에서 사라지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센터와는 다르다"며 "게임센터가 '게임'을 하는 곳이었다면 레전드 히어로즈는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개방형 공간인 레전드 히어로즈가 우리나라 문화와는 안 맞을 것이라는 우려에 오 대표는 "그런 부분은 고민한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스크린골프와 스크린야구가 '방' 형식을 가져와 성공했다고 모든 스크린스포츠를 '방' 형식으로 즐길 필요는 없다"며 "문화와 유행은 기업이 먼저 선도하기도 한다. 이미 (레전드 히어로즈에 대한) 고객 만족도는 높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다. 일본에 레전드야구존과 레전드 히어로즈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에 레전드 히어로즈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오 대표가 해외사업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리조트에 입점하는 레전드 히어로즈, '히어로즈 파크'이다.

오 대표는 "일본의 온천 리조트나 동남아의 휴양형 리조트는 액티비티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 동남아에 있는 글로벌 기업과 협의 중으로 3년 안에 히어로즈 파크 100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회사의 중심 콘텐츠가 레전드 히어로즈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레전드야구존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 대표는 "현재 레전드야구존은 전국에 100여개의 매장이 있는데 올해까지 150개로 늘리고 더 이상 매장 확대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스크린야구장은 전국에 500개 정도면 충분하다. 600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제 살을 깎는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오 대표는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는 정책에 기존 가맹점주들이 불만을 표현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본사가 망하면 가맹점주도 망한다. 본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있어야 오래갈 수 있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그는 "레전드야구존만 했으면 올해 망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 매장을 확 늘리면 매출 절벽이 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매장 확대를 하지 않을 뿐이지 기존 점주들에게 주는 기술.마케팅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 비전을 묻자 오 대표는 웃으면서 "국내 시장은 작다.
앞으로 우리의 경쟁상대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근교에 나가 몇 시간을 기다려야 즐길 수 있는 일반적인 테마파크와 달리 레전드 히어로즈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대안적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단 비경쟁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다른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콘텐츠를 개발, 계속해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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